일본정부는 한국에 항의하는 의미로 ‘한일통화스왑 협의 중단’을 내세운 적이 있다. 현재 주한대사와 총영사는 다시 한국에 부임했으나 한일통화스왑 협의는 지금까지도 중단된 채이다. 한일통화스왑은 2013년7월에 종료되었고 지금까지 통화스왑 재개를 놓고 교섭이 계속되고 있었던 상태였다.

통화스왑이란 다른 화폐를 발행하는 중앙은행 사이에 맺은 협정으로 외환위기를 맞아 자국의 화폐 가치가 폭락할 경우, 다른 중앙은행과 사전에 합의해둔 환율로 외환을 융통하겠다는 협정이다. 한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외환보유고가 크게 감소하였고 IMF의 지원을 받는 대신 긴축재정과 불량채권 처리, 재벌의 구조조정 등의 급진적인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적이 있다. 대기업 경제를 잘 모르는 김대중 정권 시절이었기에 당시에는 상당히 과격한 기업의 통합과 정리, 구조정리에 따른 고용시장의 불안정 등을 초래했다. 물론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로 다시 경제발전을 이룩한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한국 일반시민의 고통이 심했다는 점에서,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IMF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쓰이는 등, 한국에서는 외환위기가 상당한 시련과 굴욕의 기억으로 새겨져 있다.

따라서 한국으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통화스왑을 구축하고자 했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IMF위기 당시에 비하면 10배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또다른 보험으로서 퉁화스왑을 추진해온 한국은 현재 통솨스왑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지하는 형편이다.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중국의 한국에 대한 태도는 표변하였다. 그리고 보복이라고 할 수 있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과의 통화스압 재개는 한국에게 상당히 중요한 대책이었을 것이다. 일본정부가 통화스압의 중단을 발표한 직후, 한국의 기획재정부에서는 “정치적 문제 때문에 한일통화 스왑을 중단하는 건 유감스럽다. 경제금융협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로 미루어보면, 중국이 한국에게 사드 관련 보복 조치들의 하나로서 한중 통화스왑 중단을 내걸지 않았나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한일 통화스왑 협의가 중단되는 것은 한국 경제의 미래에 우려할 만한 일이었을 것이다. 한국인들은 한일관계가 개선될 때에 중국을 향해 더 강한 주장을 낼 수 있음을 알아주기 바란다.

한국측은 “일본이 원한다면 통화스왑 협의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세우고 있으나 일본정부는 더 이상 외교면에서 양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일본정부 입장에서 말하자면, 한일통화스왑은 일본에게 경제적 이득이 없다. 사실상 한국측에 대한 원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외화보유고만 해도 한국의 3배 이상이나 되며 세계 굴지의 대회 순자산 보유국인 일본이 외환위기에 빠질 확률은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주변국들의 경제를 안정시키는데 일조하여 안보 면에서 이익을 취하는 것 이외에는 메리트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현실을 한국인들이 이해하지 않는 한, 한일통화스왑 협상이 재개될 일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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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내가 문재인에 대해 상당히 마음에 걸리는 것은 지금까지 거론된 적이 거의 없었던 ‘강제징용’의 개념을 일제 청산의 하나로 주장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7년부터 한국 각지에서 시민단체들이 강제징용 노동자의 상을 설치하겠다고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시민단체에 어디에 상을 세우든, 그 자체는 막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서울 대사관과 부산 총영사관 앞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웠던 것처럼 타국 외교 공관 앞에서 징용 노동자 상을 세우는, 심각한 결례가 되는 행위를 하겠다고 나서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한국정부는 외국 공관이라는 손님을 초대한 주인(호스트) 국가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강제징용이라 부르는지 애매모호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강제징용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손해배상 청구가 남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한국 사법부가 이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인다면 한국내 일본 기업들의 자산이 몰수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 식민지 통치 시절, 동원이나 징용에 의해 일했던 한국인이 당시 고용주였던 일본기업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일에 대한 일본정부의 입장은,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에 포함되어 있는 한일청구권 협정에 의해 한일양국의 청구권 문제가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한국 대법원이 2012년5월, 개인의 보상청구권은 소멸되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을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또한 한국 사법부 특유의 국민감정을 따르는 판결일 것이다. 현재 한국 국내에서는 일본기업에게 배상청구를 요구하는 재판이 증가하고 있다. 이 흐름을 포착한 문재인이 친일청산을 내세우며 배상청구 재판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조치가 한일관계에 얼마나 큰 지장을 초래할지 그저 우려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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