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정대협이라는 단체는 여성운동을 추진하던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단체이며 그 지도부가 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휘호 여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처음부터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단체였다. 표면적으로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지원에 나서기 위해 결성되었다고는 하나 사실상의 정치단체인 것이다.

만일 정대협이 위안부 지원단체라면, 위안부 할머니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지 않다면 정대협에게 무언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전에 설명했던 아시아 여성기금에 대해 정대협은 국가 차원의 배상이 아니며 일본정부의 책임을 물타기하려는 시도라는 이유로 비판해왔다. 그것은 이해할 수 있다 쳐도 아시아 여성기금으로부터 보상금을 받기로 결정한 7명의 할머니들에 대해 정대협은 “그 돈을 받는다면 자신이 매춘부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된다”고 집요하게 비판해왔으며, 다른 할머니들에게는 일본정부가 주는 돈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나중에 한국정부로 하여금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도록 했는데 정대협은 이 과정에서 일본정부의 보상금을 받기로 했던 7명의 할머니들을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만일 내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지원한다면 정대협과 같은 지독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돈은 일본정부에 돌려드리고 한국정부가 위로금을 지급하겠습니다”하고 설득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매춘부’라는 표현은 결코 쓰지 않았을 것이다. 정대협이 이렇게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더욱 많은 할머니들이 아시아 여성기금으로부터 보상금을 받았을 것이고 그분들은 보다 풍족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정대협이 일본정부의 입김이 닿는 재단으로부터 돈을 받는 행위를 비판하고 싶었다면 먼저 그것에 합의했던 한국정부부터 비판하는 것이 도리 아닌가. 하지만 정대협은 오히려 할머니들에게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이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대협이 정말로 위안부들의 지원을 목표로 하는 단체라고는 보기 어렵다. 참고로 정대협이 아시아 여성기금의 보상금 수령을 금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실은 54명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시아 여성기금으로부터 보상금을 받겠다고 나섰다.

정대협은 정부 차원에서 합의된 사안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분쟁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현재 반박(反朴)세력이 말하는 과거사 인식이란 사실상 정대협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위안부에 대해 연구한 학술서적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을 펴낸 박유하 세종대 교수에 대해 자기들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정대협은 자신들과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는 나눔의집 소속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의로 박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판결은 2017년1월25일 박교수 무죄로 판결)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나 학술적 역사 연구 및 검증마저도 무시한 채 정대협은 오로지 자신들의 입장만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yongsoo

한국에서 위안부에 대한 역사인식을 보면, 정대협의 주장이 사실상 유일무이한 절대진리로 뿌리내리고 있다. 그러나 위안부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정대협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정대협이 인터뷰했던 일부 개인들의 진술에만 의한 것이다. 게다가 정대협은 그 증언들도 취사선택하여 자기들의 의도에 맞는 주장을 정리해냈다. 거기에 ‘요시다 증언’으로 알려진 요시다 세이지의 허위주장과 병행하여 주장하고 있다. (역자 주: 요시다 증언은 이미 오보로 판정났음) 위안부 역사는 결코 정대협 같은 정치단체가 일방적으로 정해서는 안되며 연구자들이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검증하고, 좀더 다양한 증언들을 모아, 종합적인 큰그림을 그려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유하 교수의 연구는 매우 귀중하다. 그렇게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통해 국민감정에 우롱되지 않는,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대협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정치활동에서의 자기들의 존재감이다. 정대협에게 위안부 과거사 문제도 위안부 할머니들의 노후도 그저 자기들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료에 불과하다. 최근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으로 위기감을 가진 정대협에게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위안부 협상 타결은 사활이 걸린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소녀상을 세운다 하더라도 세간의 여론이 따라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992년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였던 수요집회도 갈수록 그 규모가 줄어들고 있었다. 수요집회를 처음 보는 일본인들은 그 집회의 내용에 몹시 긴장하겠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그저 일부 특수한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작은 모임에 불과하며 그들은 일주일의 한번 찾아오는 즐거움을 위해 매주 모이는 정도의 영향력 밖에 없다. 그렇긴 해도 위안부 문제 자체는 한국 국민들의 여론의 지지와 동정을 받아온 경위가 있다. 그래서 방약무인하기 그지 없는 정대협에 대해서도 공개적인 비판은 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정대협이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세운 소녀상도 엄밀히 말하면 당시 서울시 종로구의 허가 없이 세워진 것으로 위법이다. 하지만 그것을 아무도 공공연히 비판하지 못했다. (역자 주: 소녀상은 2017년 7월부터 종로구청에 의해 공공조형물로 지정되어 철거가 금지됨. 그러나 소녀상은 민간단체 정대협 소유이며 정식으로 기부가 이루어지지 않아 종로구가 그것을 보호할 근거가 없었으나. 이번에 개정안을 발표하고 사상 처음으로 민간 조형물을 구청에서 관리하게 되었음)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최순실 사건이 발생했고 그 결과, 박근혜 정권이 이룩한 한일위안부 합의도 적폐로 몰리게 되어 정대협은 그 영향력을 되찾았다. 위안부 문제를 정치력으로서 사용하고 싶은 시민단체에게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는 것은 대단히 성공적인 퍼포먼스였으며 존재감을 다시 회복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리고 문재인도 정대협의 퍼포먼스에 끼어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법에 근거하여 정대협에 대처하고자 했던 공무원들에게 SNS를 통해 압력을 가한 것이다.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