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본래 선거에서는 표를 모으기 위해 온갖 말들이 난무하는 법이다.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도 상황에 따라 공약의 톤을 조절했고 실제로 대통령으로서 어떤 정치를 펼칠 것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인생 여정이나 지금까지의 발언 등을 종합해보면 그의 노선이 노무현 정권의 노선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임은 틀림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문재인의 향후 노선, 그리고 문재인이 다스릴 한국의 미래를 짐작하기 위해 중요한 참고자료인 ‘노무현어록’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북핵 문제에 대한 노무현의 발언들을 보면, (주: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 노무현의 실제 발언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 사실확인을 위해 해당 발언이 나온 날짜를 첨부함)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은 선제타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다. -2006년5월30일-

햇볕정책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좀더 시간을 가지고 전후관계를 따져봐야 한다. -2006년10월11일-

(한국전쟁에서 북한이 남침을 한 점에 대해) 우리 민족이 식민지 지배를 받고 내전도 벌이고… -2006년11월21일-

좀 조용히 하자. 북한이 강원도 어디서 함경북도를 향해 미사일을 쐈다는데 그게 한국에 날아오지 않은 게 사실이잖은가.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2006년12월22일-

북한이 공격을 받지도 않는데 핵무기를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건 정신병자들 뿐. -2007년2월28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양보를 요구하는 정치적 행위이고 세계가 다 알고 있다. -2007년7월15일-

2006년 7월5일에 북한은 7발의 탄도미사일 실험을 행했고 노무현 정권의 느린 대응은 국내에서 큰 비판을 불렀다. 그러나 노무현은 “침착한 대응을 했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북한 핵무기의 위험을 경고한 일본에 대해 문제를 부풀린다고 비판했다. 노무현의 이러한 자세를 문재인이 계승한다면 그것은 얼마나 두려운 일이 될 것인가. 북한의 핵이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는 주장은 김정은조차도 하지 않는 소리일텐데. 김정은 자신이 직접 미국을 단숨에 분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하나 설명하자면, 북한의 침공으로 발발한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부르는 것은 북한의 영향력 아래 있는 친북세력의 인식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노무현은 내전 발언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같은 햇볕정책으로 인한 경제 지원이 결과적으로 핵무기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통된 인식이다. 만일 문재인 정권이 노무현 정권의 사상을 계승하고 있다면, 앞으로 국제사화외의 의견 불일치를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권에는 햇볕정책이 실패한 정책이었다는 인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약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현재 북한의 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문재인의 인식은 그가 대선토론회 때 한 발언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토론회에서 “핵 동결조치를 우선적으로 하고, 충분한 검토를 거쳐 완전한 폐기에 의르는 단계적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다국간 외교 채널을 통한 포괄적 접근으로 진행하되 한국이 주도권을 잡아야 하며 북한의 핵무기 폐기는 북한과 미국의 외교 정상화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1994년 위기(북한의 ‘서울불바다’ 발언으로 유명한 남북한 군사충돌 위기)를 막기 위해 시행되었던 6자회담 안의 재탕에 지나지 않는다. 다자회담과 포괄적 접근은 결국 북한의 일방적인 파기에 의해 무너지고 북한은 그대로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다. 아무리 북한이 6자회담에 합의했다 해도 그것은 시간벌기에 불과했으며 결국 실패로 끝난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이 기술적으로 최종단계에 도달한 지금, 다자회담은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다줄 뿐이다. 게다가 문재인은 북한 핵문제가 커지고 있는 현 상황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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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진영의 외교안보분야 측근인 김기정 연세대 교수는 니혼케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관점에서 남북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부활에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한반도에 북한 핵무기의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도대체 무슨 한가한 소리인가. 문재인 정권의 대북 인식에 얼마나 위기감이 없는지는 이 한마디로 알 수 있다. (주: 김기정은 사드를 배치할 경우 한국은 국제적으로 고립된다는 주장을 폈던 대표적인 사드 반대론자)

 

이번에는 주한미군과의 전시작전권을 둘러싼 과거 노무현의 발언들을 보자. 한국전쟁 이후, 한국에서의 전시작전통제권은 UN군 사령부에 속해 있었다가 한미연합사령부로 옮겨왔다. 평시작전권은 1994년 한국군에게 이양되었으나 전시작전권은 여전히 한미연합사령부에 속해있다.

노무현 정권은 자주국방 정책의 일환으로서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 가져오고자 했다. 당시 조지 W 부시 정권과 대화를 계속한 결과, 2006년9월에 기본 합의가 이루어져, 2012년4월17일에는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게 이양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군부 및 군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한국군 단독의 작전능력 부족 및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명박 정권은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사실상 연기해왔다. 지금도 그 권한은 실질적으로 미군에 속해 있는 상태이다.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행사하는 기간은 2009년부터가 어떻겠냐고 미국이 제안했지만 나는 더 앞당겨져도 상관없다. -2006년8월10일-

한국대통령이 미국이 말하는대로 따라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원하겠는가? -2006년8월10일-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군에게 있다는 것은 헌법 정신에도 일치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태이다. -2006년8월16일-

미국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만 믿습니다’ 이러고 있어서는 안된다. -2006년12월22일-

자국 군대의 작전통제마저도 제대로 못하는 군대를 만들어놓고서 나는 국방장관이오, 나는 참모총장입니다, 이러고 거들먹거리고 있다는 말인가? -2006년12월22일-

노무현의 발언들을 종합해보면 그저 ‘빨리 미군이 한반도에서 나갔으면 좋겠다’로 밖에 해석될 수 없다.

한편 일본에 대한 그의 발언은 영토문제와 역사문제에만 치우쳐 있었다.

(시마네현의 타케시마의 날 지정에 대해) 과거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대한민국의 광복을 부정하는 행위다. -2005년3월23일-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이번에야말로 뿌리를 뽑겠다. 외교전쟁도 가능하다. -2005년3월23일-

(일본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해양 조사를 실시하려고 하자)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 일본의 조사가 국제법상 합법적이라면 그 따위 국제법에 의미가 있는가? -2006년4월21일-

반민족 친일행위만이 진상규명의 대상이 아니라 과거의 국가권력이 범한 인권침해와 불법행위도 그 대상이다. 과거사 쟁점 사안들을 포괄적으로 취급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국회에서 만들어야 한다. –2004년8월15일-

대일관계에서 영토문제와 역사문제 이외에는 아무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노무현 정권 외교의 특징이었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은 2004년에 일제강점하 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위원회를 설치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특별법까지 제정했다. 이 특별법에 근거하여 노무현의 뜻을 잇겠다고 선언한 문재인이 일본기업들에게 개별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한국내 일본기업의 재산을 압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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