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혐한 비즈니스가 존재한다. 주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을 과장하여 쓴 소위 혐한 서적들은 꾸준히 발매되고 있으며 상당한 판매고를 자랑한다. 혐한 비즈니스가 싹트게 된 과정은 크게 두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한류 열풍 덕분에 일본 문화계에서는 이제 한국을 걸고 넘어지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관심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이다. 그 증거로 국수주의 서적들 중에는 일부 중국을 비판하는 서적도 있기는 하지만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담은 책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다른 하나는 상당한 수의 일본 국민들이 지속된 경제 침체와 빈부격차에 대한 반응으로 한국을 깎아내림으로서 상대적 만족감을 찾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외할 것없이 “세계는 일본을 사랑한다”는 단순한 메세지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혐한 서적들의 큰 특징이다.

혐한에 대해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혐한 서적을 쓰는 작가들은 다른 나라의 사회나 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학술적 훈련을 받은 전문가가 아니다. 햐쿠타 나오키는 본래 SF소설 작가이며 켄트 길버트는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일개 방송인에 불과하다.  고젠카(오선화)는 단지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을 사실인양 주장하고 있는 인물로 일본에서조차 한국 전문가로 분류되지 않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혐한 작가들은 본명을 공개하지도 않는다. 상업적 성공을 노리고 갑자기 혐한 비즈니스에 뛰어든 일본인들도 있다.

둘째, 혐한은 일본 우파가 아니다. 일본 우파도 정책에 따라 수많은 파벌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자민당을 비롯한 특정 세력을 그저 ‘일본 극우’로 뭉뚱그려 칭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우파마저도 일본 극우로부터 파생되었다는 인상이 퍼져 있다. 혐한은 틀림없는 일본 국수주의 세력의 어젠다이되 일본 우파의 어젠다는 아니다. 둘째로, 한국 국내에서 일본 정치인들이나 식자들을 ‘지한파’니 ‘친한파’로 분류하는 기준도 애매모호하다. 한국 음식 맛있다는 말 한마디조차도 ‘친한’으로 해석하는 단순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한 분류법은 재고되어야 한다. 위안부 문제나 독도 문제만으로 지한, 친한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이제는 일본 우파에 대해서도 경제 정책과 안보 정책을 통해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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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대사가 쓴 책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다(원제: 韓国人に生まれなくてよかった)가 한국에서 화제이다. 한국 언론들은 지한파로 알려졌던 인물이 혐한 서적을 썼다고 분개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감히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무토 대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KORDEM에서는 무토 대사의 책을 번역하여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것이다. 책의 내용 전체를 번역하는 것은 저작권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국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한 일부 부분만을 번역하여 여러분들께 소개하도록 하겠다.

한국에서만 12년을 있었던 외교관으로서 무토 대사는 한국을 분석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춘 인물이다. 그의 주장은 그저 혐한 비즈니스에 편승하여 돈을 벌려는 얄팍한 시도가 아니라 한국을 냉정히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외교관으로 타국의 정치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것은 외교관으로 큰 결례에 해당할 수 있고 그의 경력에 큰 흠집을 낼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그는 한국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그것도 과거의 일을 들추어서 비판하는 ‘뒷북’이 아니라 현재 막 권력을 잡은 한국 정권이 불편해할 주장을 펼친 것이다. 우리는 무토 대사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받아들이고 그의 주장을 냉철히 분석해야 할 때이다.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을 지킬 때에만 끌어들이는 값싼 민족주의를 버리고 한국을 평가할 자격이 있는 외국인의 다소 불편한 의견도 받아들여 진정한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강건한 체질을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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